■ 모든 계양구가 똑같이 비어가지는 않는다
계양구의 인구가 지난 15년간 약 7만 명이나 감소했다는 통계는 자칫 구 전체가 몰락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습니다. 하지만 정밀하게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현상이 관찰됩니다. 상대적으로 인구 감소폭이 적거나 오히려 방어력을 보여주는 지역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계양3동, 작전서운동, 계산4동이 대표적입니다. 이 지역들은 계양구의 다른 원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거 환경과 생활 기반 시설,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개발 기대감이 주민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지도 위의 직선거리가 아니라, 실제 삶의 질과 미래 가치를 보고 움직인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 도시재생의 함정: 정비 사업의 '시작'이 성과의 '끝'인가?
현재 추진 중인 계산1동 도시재생 사업은 주차장 확충,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주민공동이용시설 등 기반 시설 보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는 원도심 방치를 막기 위한 필수적인 공정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뼈아픈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환경이 깨끗해지면 정말 사람이 돌아옵니까?"
과거 수많은 지자체가 저지른 실수는 도시재생을 단순히 '벽화 그리기'나 '보도블록 교체' 수준으로 이해했다는 점입니다. 주민들은 예쁘게 칠해진 담벼락을 보고 정착을 결심하지 않습니다. 내 차를 편하게 댈 수 있는 주차 공간, 아이를 보낼 수 있는 좋은 학교, 그리고 이 동네에서 계속 살아도 자산 가치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비로소 짐을 풀게 됩니다.
■ ‘환경 개선’을 넘어 ‘정주 개선’으로
도시의 건강함은 '정주성'에서 나옵니다. 정주성이란 단순히 거주하는 상태를 넘어,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싶어지는 성질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주거와 교통이라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일자리, 그리고 도시의 미래 비전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합니다.
계양구가 지금처럼 일부 거점의 정비 사업을 마치 전체의 구원투수인 양 홍보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환경 개선은 공정의 시작일 뿐입니다. 인구 유출의 흐름을 반전시키려면, 현재 인구가 유지되는 지역(계산3동 등)의 성공 방정식을 원도심 전체의 '생활권 연결'로 확장하는 거시적 안목이 필요합니다.
■ 결론: 계양구 행정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사람은 머무르지 않으면 떠납니다. 당장은 익숙함에 버티지만, 생활의 불편함이 임계점을 넘고 지역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순간 더 편한 곳으로 움직입니다.
계양구 행정은 지금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이 정말 주민들이 남고 싶어지는 도시를 만드는 작업인지, 아니면 임기 내에 보여주기 좋은 '화장'에 불과한 것인지 말입니다. 정비 사업의 시작을 성과의 끝처럼 포장하는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절대 7만 명의 이탈을 막을 수 없습니다. 도시는 지금 실질적인 '수술'을 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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